경기도 최북단 비무장지대 인근을 따라 이어지는 평화누리길이 봄철 걷기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김포 고양 파주 연천 등 4개 시군을 잇는 이 길은 총 12개 코스 약 189킬로미터 규모로 조성된 도보 여행길로 분단의 현실과 자연 경관 그리고 역사의 흔적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는 사계절의 매력을 담은 평화누리길을 보다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디엠지 사색하다를 주제로 월별 추천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4월에는 봄꽃과 강변 풍경이 어우러진 연천 평화누리길 11코스 임진적벽길을 대표 코스로 제시했다.
임진적벽길은 임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약 9킬로미터 구간으로 고구려와 고려 조선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시간이 겹겹이 쌓인 길이다. 강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 속에서 역사와 자연을 함께 체험할 수 있어 단순한 트레킹을 넘어서는 여행 코스로 평가된다.
코스의 시작점인 숭의전지는 고려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다. 고려 건국 이전 왕건의 군대가 이곳에서 샘물을 마셨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이후 고려 왕들의 위패가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건국 이후에도 고려를 기리기 위해 숭의전이 세워지면서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숭의전지를 지나면 고구려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당포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삼국시대 군사적 거점이자 이후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장소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도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어 분단과 평화의 의미를 동시에 생각하게 한다.
임진적벽길의 백미는 임진강을 따라 펼쳐지는 주상절리 절벽이다. 수십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절벽이 강변을 따라 병풍처럼 이어지며 장관을 이룬다. 특히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절벽 풍경은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림으로 남겼을 만큼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봄철에는 이 길이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임진교를 지나 진상리 방향으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약 1킬로미터에 달하는 벚꽃길이 형성돼 방문객을 맞이한다. 남한에서 비교적 늦게까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4월 20일 전후 절정을 이루며 늦은 봄 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걷기 여행의 즐거움에 지역 미식도 더할 수 있다. 진상리 일대에서는 김치두부전골과 만두 막국수 등 지역 특색을 살린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여행의 만족도를 높인다.
한편 5월에는 연천 전곡리 유적 일대에서 구석기 문화를 주제로 한 연천 구석기 축제가 열린다. 약 30만 년 전 인류의 흔적이 발견된 이곳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돼 평화누리길 여행과 연계한 역사 체험 관광이 가능하다.
경기도 관계자는 평화누리길은 자연과 역사 그리고 평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상징적인 길이라며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만큼 봄철에는 임진적벽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벚꽃과 강변 풍경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