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의 최대 이슈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오는 12월 17일 공식 출범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기에 놓였던 국내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상징하는 이번 통합은 약 5년 6개월간의 절차 끝에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3일 각각 정기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 계약 체결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14일 공식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일정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은 지난 2020년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시작된 이후 약 5년 6개월 만에 최종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글로벌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이 심화되자 정부와 채권단은 국내 항공산업 안정화를 위해 총 3조6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인수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으며, 지원받은 공적자금도 전액 상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이 국내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합병 계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자산과 부채, 권리·의무, 근로자 등을 모두 승계하게 된다.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상 기준시가에 따라 대한항공 1 대 아시아나항공 0.2736432로 산정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자본금은 약 1017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합병 계약 체결 직후부터 통합 항공사 운영을 위한 각종 인허가 및 행정 절차에도 본격 착수한다. 우선 국토교통부에 합병 인가를 신청하고, 오는 6월에는 통합 안전운항체계 구축을 위한 운영기준(OpSpecs) 변경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운영기준 변경은 대한항공의 기존 운항증명(AOC)을 유지한 상태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와 운항 시스템을 대한항공 체계 안으로 통합하기 위한 핵심 절차다. 국내 절차 완료 이후에는 해외 항공당국과의 협의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8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합병이 소규모 합병 요건을 충족하는 만큼 별도 주주총회 대신 이사회 결의로 이를 갈음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통합 과정에서 주주 권익 보호와 절차적 공정성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ESG위원회가 특별위원회 역할을 수행하며 합병 조건의 공정성을 별도 심의했고, 외부 전문가를 통해 합병 비율 산정 방식과 절차 적정성에 대한 검증도 진행했다. 관련 내용은 향후 증권신고서에 상세히 공개할 예정이다.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서비스와 안전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중복 노선 재편과 신규 노선 확대를 통해 고객 선택 폭을 넓히고 있으며, 공항 라운지 리뉴얼과 기내식 개편, 공항 터미널 이전 등 고객 체감형 서비스 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양사 마일리지 통합안은 현재 관계 당국과 협의가 진행 중이며, 최종 확정되는 대로 고객들에게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안전 운항 체계 강화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본사의 종합통제센터(OCC)와 객실훈련센터, 항공의료센터를 리모델링했으며, 통합 이후 확대될 기단과 노선 운영에 대비해 운항승무원 훈련 프로그램도 표준화했다. 또한 엔진 테스트 셀과 신 엔진 정비 공장, 인천국제공항 인근 정비 격납고 등 대형 항공 정비 인프라 구축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통합을 통해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인천국제공항 허브 기능 강화와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 글로벌 메가캐리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대표 항공사 탄생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